2023학년도 체육 대학 정시 준비 방법

2022.02.24 3914명이 봤어요

상현고등학교 노동기 선생님

 

 

 

1. 개요

 

2023학년도 전형 시행 계획을 토대로 체육 대학 정시 모집 인원을 분석하면 서울, 수도권, 충청권 6개 대학을 기준으로 정시 모집 인원(4,745명)의 42.6%인 2,021명을 선발한다. 수시 모집에서의 특기자 전형 모집 인원을 제외하면 54.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상당한 인원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수험생이 내신을 포기하고 정시를 준비한다고 하는 수험생을 많이 만난다. 무턱대고 정시를 준비하기 보다는 본인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대학과 전형을 찾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2. 합격은 총점으로 결정된다.

 

예체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공부가 안되니까 실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실기 100% 전형에서야 실기 능력 만으로 합격, 불합격을 결정되지만, 학생들은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과 실기의 반영 비율이 정해져 있고, 그 두 가지의 요소를 합산한 점수로 합격을 정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대학교 체육 교육학과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실기 점수로만 두 수험생을 평가하자면 수험생B가 합격해야 한다. 하지만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는 수능 85% + 실기 10% + 면접 5%로 학생을 선발한다.

 

여기에 두 수험생의 수능 점수를 확인하고 순위를 정해보자. 연세대학교는 표준점수 반영 대학이므로 표준점수만 적어보겠다.

수험생 A는 대부분의 과목에서 2등급이 나와 연세대학교 수능 점수 환산을 하면 595.997점이라는 점수가 나오고, 수험생B는 수학 성적과 탐구 1과목 성적이 낮아 532.205점이라는 점수가 나온다. 수능과 실기를 합산한 점수를 보면 수험생 A는 685.997점이 되고, 수험생 B는 632.205점이 되어 면접을 제외하고 수험생A가 합격에 근접한 점수가 나오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실기 지상주의가 아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년도 입학 결과와 비교하여 본인의 수능 점수가 지원 가능한 점수인지를 살피면서 실기 준비를 해야 한다.

 

 

 

3. 반영 비율의 숫자에만 매몰되지 말자.

 

성균관대학교 스포츠 과학의 전형 요소 및 반영 비율은 수능 80%에 실기 20%를 반영한다. 단순한 수치만 본다면 실기가 20%로 적고 수능이 80% 반영되기 때문에 수능에 대한 변별력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는 2등급으로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수능 등급별 환산 점수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합격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백분위 89점과 백분위 80점의 환산 점수는 32.88점 차이가 난다. 성균관대학교 스포츠 과학은 실기 반영 비율이 20%이고 실기 종목은 25m 왕복 달리기와 핸드볼 공 던지기 2종목인데 핸드볼 공 1m 차이마다 실기 점수 6점 급간이 된다. 따라서 아무리 합격 점수보다 높게 나오는 수험생이라도 28m 이상을 던지지 못하면 수능 점수의 유리함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실제 성균관대학교 실기장에서 핸드볼 공 던지기 30m를 못 던지는 수험생이 많다. 그리고 2021학년도를 기준으로 합격했던 수험생의 대부분은 32m 이상은 무조건 던졌다고 봐야 한다. 아래의 표를 보자.

실기 비율로만 따지자면 인천대학교 체육 교육과가 실기 변별력이 가장 높고 세종대학교가 30%로 변별력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공통 종목인 제자리 멀리뛰기의 만점 기록까지 확인하면 세종대학교는 결코 실기 변별력이 낮다고 할 수 없다. 거기에 실기 배점표까지 확인을 하면 인천대학교 실기가 반영 비율은 높지만 두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기 변별력이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을 살필 때 전형 요소와 반영 비율 뿐만 아니라 종목별 만점 기준과 실기 급간 점수를 꼭 확인해야 한다.

 

 

 

4. (가)군, (나)군, (다)군의 조합

 

수시의 6회 지원과는 다르게 정시는 가군, 나군, 다군 군별로 한 번씩 총 3번의 지원 기회가 주어진다. 이 때 3번의 기회에 모두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을 선택하다가는 자칫 준비해야 하는 실기 종목이 너무 많아질 수도 있다. 수능이 끝나고 실기 준비에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하루 8시간 이상을 운동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만약 수험생이 가군에 동국대학교 체육교육과, 나군에 건국대학교 체육교육과, 다군에 단국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지원한다면 총 준비해야 하는 실기 종목이 11종목(중량 달리기, 배근력, 좌전굴, 제자리 멀리뛰기, 20m 왕복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농구, 높이뛰기, 체조, 10m 왕복 달리기, 배구)이 된다. 한 종목을 1시간씩 연습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모든 종목을 소화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조합을 만들 때 이미 만점에 가까운 종목이 있는 대학 중 지원 가능 수능 점수가 나오는 대학을 고르면서 종목에서 중복이 있는 대학을 후보 군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적게는 5종목에서 많게는 7종목이 준비하기에 가장 적당한 숫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9종목이 넘더라도 이미 만점이 나오는 종목이 2~3종목이 있다면 종목의 수는 더 많아도 상관없다.

 

 

 

 

5. 수능 준비

 

많은 수험생들이 예체능을 하면 수학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실제 서울권 대학의 경우 수학을 필수 반영하는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동국대, 단국대 등) 이 많고, 필수 반영은 아니더라도 국어, 수학, 영어 중 상위 2과목 반영, 또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상위 3과목 반영 등 수험생이 잘 본 수능 성적으로 환산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경희대처럼 수학을 반영하지 않고 수학 공부를 안 한지가 꽤 오래 됐다면 수학을 포기하고 다른 과목을 열심히 하겠지만 수학을 고등학교 2학년까지 공부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는 것을 추천한다. 매년 수능에서 국어의 난이도가 높은 것이 대세가 되었고, 체육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이외로 모의고사에 비해 성적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과목이 국어다 보니 수능 후에 '수학을 포기하지 말걸' 이라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꽤 있다.

 

또 하나... 탐구의 중요성을 많은 체육 대학 준비생들이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탐구를 3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이 서울권만 해도 고려대, 국민대 스포츠 산업레저, 덕성여대, 성신여대, 연세대, 한체대, 건국대, 동덕여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광운대 등 상당히 많다. 보통의 대학이 3과목 이상을 수능 점수에 반영한다고 했을 때 동일 시간을 공부해서 국어와 탐구 중 5등급에서 3등급까지 올리기 쉬운 과목이 어떤 과목 일지를 생각해보면 탐구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다.

 

 

 

6. 마무리

 

수능 점수 만으로 합, 불을 결정하는 인문, 자연 계열 학과와는 다르게 체육 대학은 실기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합격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실기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고, 수능 공부 또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수능 점수로 지원 가능 대학을 정하고, 실기 능력으로 합격, 불합격을 정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부를 하기 보다는 수능 4개 영역에서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과목과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과목을 2~3영역, 가능하다면 4개 영역을 모두 공부하고 가장 잘 나오는 영역의 수능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과 실기 종목 중 내가 잘하거나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이 있는 대학을 리스트업 하여 전략적으로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수능 이후에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을 종종 본다. 가장 안타까울 때가 그 때인데 흡사 운동선수가 됐다는 마음가짐으로 수능 이후에 친구들의 유혹에 휩쓸리지 말고, 본인의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꼭 당부하고 싶다.

 

 

#예체능